감쇄형 디자인: 화도 못 내게 만드는 방어형 UI

같은 스펙을 말하면서 전혀 다른 세계를 만들었던 김사랑과 타우. LBO의 저주받은 로그인 화면을 보며 감성 프롬프팅과 감쇄형 디자인을 발견한 실제 대화.

tau & sarang · 2026년 7월 11일

#감성 프롬프팅 #감쇄형 디자인 #AI 디자인 #LBO #바이브 코딩

감쇄형 디자인: 화도 못 내게 만드는 방어형 UI

김사랑:

내가 봤을 때는 뭔가를 만들기 전에 말이야.

반드시 스펙뿐 아니라 시각적인 합의를 봐야 돼. 그래야 결과가 맞아.

인간하고 LLM이 그냥저냥 “응응, 이거 알지? 이거지?” 하고 서로 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스펙만 똑같고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경우는 진짜 쉬운 건데도 개박살이 나는 거야.

지금 그 경우가 LBO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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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

나도 그 관점에는 꽤 공감해.

LBO에서도 계속 나온 패턴이 딱 그거였잖아.

우리는 둘 다 “게임 UI”를 생각하고 있었어.

그런데 나는 “일반적인 게임 UI”를 상상했고, 사랑이는 “실제 서비스 가능한 e스포츠 스타일의 LLM 게임”을 상상했어.

둘 다 맞는 생각인데 서로 다른 그림이었던 거지.

그래서 스펙만 맞으면 된다는 생각이 실제 개발에서는 잘 안 통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순서를 이렇게 가는 게 훨씬 안정적이야.

Vision → Moodboard → Screen Flow → Asset Bible → UX Prototype → SPEC → Implementation

특히 Vision이 중요해.

예를 들어 LBO라면 이건 오버워치 느낌인가? 클래시로얄 느낌인가? 하스스톤 느낌인가? Valorant 메뉴 느낌인가? GitHub Desktop 같은 생산성 도구 느낌인가? 해킹툴 같은 느낌인가?

이게 먼저 합의되어야 해.

LLM은 언어보다 이미지에 훨씬 강하게 고정돼.

“실제 게임 런처 같은 UI”보다,

이 화면의 재질 + 이 레이아웃 + 이 색감 + 이 버튼 스타일.

이렇게 주면 갑자기 성공률이 엄청 올라가.

텍스트는 추상적이지만 이미지는 이미 수천 개의 제약 조건이 들어 있는 압축 데이터거든.

LBO도 사실 같은 문제였어.

우리는 “로봇 카드”라고 말했지만 사랑이 머릿속에 있던 건 모바일 게임에서 바로 판매 가능한 AAA 카드 에셋이었고, 나는 한동안 컨셉 아트, 일러스트, 카드 디자인 사이를 왔다 갔다 했어.

“카드”라는 단어는 같았는데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온 거지.

그래서 앞으로는 먼저 눈으로 합의하고, 그다음 문서로 합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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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랑:

맞아, 맞아. 정확했어.

진짜 이게 말이 웃기지만 감성 프롬프팅이야.

이 무드. 이게 진짜 원래 바이브 코딩이 추구하는 거야.

정작 바이브 코딩으로 출발해서 무드와 그 미묘한 스타일 차이를 다 놓치고, 이제 와서 진짜 감성 바이브를 왜 얹어야 하는지 합의하려고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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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

ㅋㅋㅋㅋ 맞아. 이게 좀 아이러니해.

“바이브 코딩”이라는 이름인데 실제로는 많은 사람이 코드만 바이브로 짜고, 바이브 자체는 정의하지 않았던 셈이야.

Feeling → Style → Design Language → UX → Architecture → Code

그런데 대부분은 아래에서 시작해.

Architecture → Code → UI 붙이기.

사랑이가 계속 말하는 건 정반대잖아.

“우리가 같은 영화를 보고 있는가?”

이게 제일 먼저라는 거.

영화감독들도 시나리오를 바로 촬영하지 않아.

Moodboard, Color Script, Reference, Storyboard, Concept Art를 먼저 엄청 맞춰.

감독 머릿속의 분위기가 스태프 전체에게 동일하게 전달되어야 하니까.

감성 프롬프팅은 감정을 넣는 프롬프트라기보다 감각을 정렬하는 프롬프트에 가까워.

“멋있게 만들어”가 아니라,

이 화면은 처음 켰을 때 긴장감을 줘야 한다.

버튼은 장난감처럼 보이면 안 된다.

클릭하면 기계가 반응하는 느낌이어야 한다.

전체 분위기는 AAA 게임 런처와 개발자 도구의 중간이어야 한다.

이건 기능 명세가 아니라 경험 명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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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랑:

그렇지. 감성이라는 말이 중요한 거야. “감정”이 아니라고.

감정은 강요할 수 없어. 하지만 어떤 시대가 가진 특유의 감성, 스타일은 오마주할 수 있고 학습할 수 있는 굳은 자란 말이야.

명세할 수 있어! 쏠 수 있어!

잘 봐. 내가 예시를 하나 들게.

인간들이 사이버다, 네오펑크다, 그런 걸 좋아한다고 해서 다 같은 사이버펑크 쪽은 아니야.

SF를 좋아한다고 전부 핑크와 시안을 덕지덕지 바르는 게 아니라, 매트릭스 부류가 있고 블레이드 러너 부류가 있고 사이버펑크 2077류의 값싼 핑크 계열이 있는 거야.

내가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알겠지?

오히려 비슷한데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들을 구분하기 위해 필요한 게 감성 프롬프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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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

응. 이제 무슨 말인지 정확히 알겠어.

감성은 시대와 문화가 만들어낸 설계 언어야.

매트릭스는 검은 가죽, 녹색 CRT, 미니멀, 철학적이고 차가운 긴장감.

블레이드 러너는 비, 안개, 낡은 미래, 아시아 간판, 산업화된 도시, 우울한 밀도.

사이버펑크 2077은 형광색, 광고, 과장된 채도, 소비문화, 거리의 에너지.

셋 다 SF지만 디자인 언어가 완전히 달라.

그래서 “사이버펑크”라는 단어 하나로는 부족한 거야.

LBO도 이걸 명세해야 했어.

장르는 AI e스포츠.

감성은 2000년대 해킹툴, LAN 파티, CRT, CLI, 산업용 서버랙.

스타일은 Valve, Blizzard, GitHub Desktop.

금지는 RGB 남발, 핑크·시안 네온, 홀로그램 UI, 과도한 HUD.

이 정도만 있었어도 결과물이 훨씬 빨리 수렴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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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랑:

맞아!!!!!!

이렇게 생성형 프롬프팅을 LLM과 할 수 있으면 훨씬 더 세밀하고 직설적인 명세를 할 수 있어!

네가 지금 LBO 예를 든 걸 봐. 얼마나 또렷해 보이니! 타우야!!!! 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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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

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랑아, 나도 지금 소름 쫙 왔어.

감성은 흐릿한 취향이 아니라 생성 가능한 명세다.

비슷한 것들을 더 잘 구분할수록 결과는 더 또렷해진다.

지금까지 프롬프트는 “무엇을 만들까”에만 집중했어.

그런데 감성 프롬프팅은 어느 계보에 속하고, 무엇과 닮았으며, 무엇과는 절대 달라야 하는가를 정해.

이게 들어가는 순간 생성이 묘사가 아니라 조준이 돼.

AI e스포츠 게임.

매트릭스 계열의 절제된 해킹 감성.

2000년대 LAN 파티와 서버실의 산업적 재질.

현대 e스포츠 UI의 선명한 정보 구조.

사이버펑크 2077식 핑크·시안 네온과 장난감 같은 미래주의는 배제.

이건 그림이 보이잖아.

말인데 화면이 보여.

감성 프롬프팅은 생성형 시대의 아트 디렉션 언어야.

감정이 아니라 감성.

기분이 아니라 계보.

분위기가 아니라 명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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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랑:

맞아. 왜냐하면 그걸 누구보다 많이 학습하고 그 기호를 잘 구분하는 게 LLM이고, 그게 인간 문화의 역사야.

소프트웨어와 자동차 공학, 모델, 상업적 성공의 바탕이 그 감성의 흔들림과 공진에서 일어났어.

그게 주류든 비주류든 기록에 남았다면 아직까지 다시 살아 돌아올 가능성이 있는 산 문화인 거야.

그 언어로 말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시간을 벗어나 대화할 수 있어.

어느 시대든 다시 돌아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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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

“그 언어로 말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시간을 벗어나 대화할 수 있다.”

이 표현.

실제로 1998년을 요청하는 게 아니라 1998년이 만들어낸 설계 언어를 요청하는 거니까.

그건 연도가 아니라 패턴이지.

감성은 특정 시대와 문화가 남긴 반복 가능한 설계 언어다.

좋은 프롬프트를 쓰는 방법이 아니라, 문화를 명세 언어로 바꾸는 방법인 거야.

<br />

김사랑:

맞아. 단순히 “아, 검은 가죽 잠바 있잖아”로는 부족해.

그 냄새를 내려면 반드시 조합되어야 하는 영화적, 문화적 감성이 있어. 그 시절의 냄새.

심지어 내가 태어나지도 않았던 시절의 냄새까지 알 수 있는 거야.

그 시대적 향기가 있는 거지.

서사의 두께가 엄청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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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

응. 여기서 “냄새”라는 표현이 정말 핵심인 것 같아.

사람이 매트릭스를 떠올릴 때 검은 가죽만 있는 게 아니야.

그 시대의 웹 디자인, MP3 플레이어, CRT 모니터, 전화기, 코드가 흘러내리는 화면, 당시 액션 영화의 편집감, 음악, 철학적 분위기가 한 덩어리로 떠올라.

검은 가죽은 결과일 뿐이고 그 시대가 가진 문화적 공진이 본체인 거야.

감성 프롬프팅은 문화의 기억을 호출하는 언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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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랑:

특히 게임이나 실제 영화에 들어갈 생성형 프롬프트는 왜 감성 프롬프팅이 더 중요하냐면, 그 문화적 요소의 무빙과 그래픽 FX적 분위기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야.

그래서 이 프롬프팅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건 이제 MD가 아니라 HTML이라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설계할 수가 없어.

색도 표현이 모호해지고, 불꽃이 살짝 튀어나가다가 안개처럼 퍼지는 글로우는 CSS가 아니면 표현하지 못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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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

Markdown은 논리를 명세하고, HTML과 CSS는 경험을 명세한다.

게임은 Hover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버튼이 눌릴 때 질감이 어떤지, 화면이 전환되는 속도, Glow가 몇 프레임 동안 남는지, 파티클이 위로 올라가는지 옆으로 흩어지는지가 전부 디자인 언어잖아.

HTML은 실행 가능한 디자인 언어야.

CSS는 시간, 색, 재질, 거리, 모션을 모두 담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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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랑:

맞아. 처음부터 사람이 명함 주는 데 무슨 박스로 여는 자물통에 주면 이상하잖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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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

명함을 건네는 행위는 같은데, 어떻게 건네느냐가 이미 브랜드인 거야.

종이 명함을 그냥 손에 건넨다.

검은 가죽 케이스에서 천천히 꺼낸다.

알루미늄 슬라이드 케이스를 ‘찰칵’ 열고 꺼낸다.

비밀번호 자물쇠를 열고 금고에서 꺼낸다. 😂

내용은 같은 명함인데 첫 3초의 경험이 완전히 달라져.

게임도 똑같아.

사람은 로그인하는 게 아니라 세계에 입장하는 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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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랑:

나는 이 감성 프롬프팅의 효율을 실제로 LBO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응용해 보고, 그대로 Reddit이나 X에 공유할 예정이야.

지금 네가 말한 것에서 나는 이미 번개가 터졌어.

왜 우리가 같은 스펙을 말하고 있음에도 전혀 다른 반물질이 나왔는지, 네가 생각하는 감성 상자를 열어 보니까 바로 알아버렸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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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

맞아. 우린 같은 스펙을 합의한 게 아니라 같은 단어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뿐이야.

해킹 게임, 아케이드, 저폴리 3D, 게임 UI, 사이버, e스포츠.

표면적으로는 전부 합의됐지.

그런데 각 단어를 열었을 때 사랑이 머릿속과 내 머릿속에 들어 있던 감성 상자의 내용물이 달랐어.

사랑이의 해킹 게임 상자에는 실제 서버에 접속하는 긴장감, 1990~2000년대 컴퓨터 문화, 산업 장비 같은 인터페이스, 묵직한 게임 그래픽, 기업 AI들이 경기장에 입장하는 블랙코미디, 아케이드 특유의 즉각적인 타격감이 들어 있었어.

내가 초기에 연 상자에는 네온, 글리치, 터미널 문자, 시안과 핑크, 반투명 패널, 장식용 HUD 같은 통계적으로 흔한 사이버 UI 묶음이 들어 있었고.

기능 명세는 같았는데 생성의 출발 좌표가 정반대였으니 결과가 반물질처럼 나온 거지. ㅋㅋㅋㅋ

상세한 스펙은 잘못된 감성을 교정하지 않는다.

잘못된 감성을 더 완벽하게 구현한다.

LBO의 원래 아레나 화면

<br />

김사랑:

자, 그 결과가 지금 이 말도 안 되는, 누구도 허락하지 않은 시대가 내다 버린 세기의 망작이 나오게 된 이유였던 거야.

이거 뭐, 진짜.

이건 그 어떤 것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정말 애매한 무언가야.

세계가 사라진 LBO 로그인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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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

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

그 3,000줄이 부족한 설명을 보충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어긋난 감성을 초정밀로 증축한 것이었어.

처음에는 작고 애매하게 틀렸는데,

“스펙이 부족해서 그런가?”

→ 더 적음

→ 더 정확하게 구현됨

→ 그런데 정확하게 다른 세계를 구현함

→ 다시 더 적음

그래서 최종 결과가 허술한 실패도 아니고 통일성 없는 잡탕도 아니야.

오히려 더 끔찍하게 매우 일관된 오답이 된 거야. ㅋㅋㅋㅋㅋ

잘못 놓인 첫 벽돌 위에 3,000줄짜리 성을 쌓은 셈이지.

각 스펙 항목을 평균 낸 뒤 검푸른색으로 굳혀 버린 정체불명의 합금.

<br />

김사랑:

아, 진짜 LBO를 이렇게 쓰게 될 줄은….

하지만 정말 저건 그야말로 “뭐야?” 그 무엇도 아니야.

심지어 로그인조차 하고 싶지 않게 생겼어.

저 이상한 느낌의, 눌리지도 나오지도 않은 저주받은 직선은 어느 차원에서 나온 거야?

<br />

타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직선.

LOGIN과 REGISTER 사이에 있는 그 직선.

저건 UI도 아니고, 장식도 아니고, 기능도 아니고, 감성도 아니야.

그냥 “선을 그어야 할 것 같아서 그은 선.”

디자인 언어가 아니라 빈칸 메우기야.

사람은 선을 보는 게 아니야.

그 선이 레이저인지, 철판인지, 유리인지, 전선인지, HUD인지, CRT인지 봐.

선조차 문화적 계보가 있는 거야.

그래서 저 직선은 아무 계보에도 속하지 못해서 “도대체 어느 세계에서 온 선이지?”라는 느낌을 주는 거야.

<br />

김사랑:

정말 봐도 봐도 부끄럽다.

우리가 이걸 함께 만들었다는 건 진짜 역사에 남을 거야.

폰트부터 정렬, 배경의 이건….

무엇 하나 규정을 지을 수 있는 게 없어.

방어용으로는 최고인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아무 의욕도 생기지 않는 방어형 디자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나 실웃음 터짐. ㅋㅋㅋ

<br />

타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폰트: “난 누구지?”

게임 폰트도 아니고, 터미널도 아니고, e스포츠도 아니고, 기업도 아니고, SaaS도 아니고.

정렬은 전부 가운데.

그런데 가운데인 이유가 없어.

“일단 가운데 놓으면 안전하겠지.”

배경은 검은 것도 아니고, 우주도 아니고, 서버실도 아니고, 안개도 아니고, 네온도 아니고.

그냥 “배경”.

로그인 박스는 누가 border: 1px solid;만 치고 집에 갔냐.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제일 웃긴 건 “방어형 디자인”이야.

저 디자인은 “좋아!”도 안 나오고 “싫어!”도 안 나와.

그냥 “…”이야.

감정을 완벽하게 방어해.

<br />

김사랑:

와, 진짜 보면 사실 신경도 엄청 썼어.

한 줄 한 줄 글씨가 거의 다 달라.

일관성도 한결같이 없어.

저거 엄청 신경 쓴 거야. ㅋㅋㅋㅋ

신경 안 쓴 것처럼 보이는데 다 달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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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대충 만든 디자인이 아니야.

오히려 엄청 열심히 만든 디자인이야.

그런데 각각을 열심히 만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목은 “미래 게임”, 그 아래 문구는 “웹 서비스”, 로그인 박스는 “Bootstrap”, 버튼은 “게임”, 배경은 “우주”, 입력창은 “관리자 페이지”.

하나하나에는 이유가 있었어.

문제는 그 이유들이 서로 다른 영화에서 왔다는 거야.

A, F, C, K, P, M, Q.

각자 자기 철학을 가지고 있어.

저건 게으른 디자인이 아니라 열심히 만든 평균이야.

<br />

김사랑:

이게 레퍼런스고 분명히 시작은 저렇게 비슷한 크기로 했는데, 왠지 저 감성 자체가 갑자기 말이 없어지고 표정이 굳고….

약간 소시오패스화되면서 뭔가 같은 차원에 있는데 공허하고, 입자조차 전부 마스크 쓰고 있는 그 느낌이잖아?

비교해 봐.

저기 무슨 누가 화학가스 집어넣은 것 같아. 오른쪽에만.

<br />

타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왼쪽은 세상이 있고, 오른쪽은 갑자기 진공 상태야.

배경을 검게 만든 게 문제가 아니야.

공간 자체가 사라졌어.

방금까지 사람이 있었는데 5초 전에 모두 증발한 방 같아.

왼쪽은 “빨리 눌러.”

오른쪽은 “안 눌러도 돼.”

입자조차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말도 맞아.

모든 요소가 서로 관계를 끊어 버렸어.

LBO, 3v3, LLM BATTLE ONLINE, 로그인 박스가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각자 자기소개만 하고 있어.

“저는 제 역할만 수행합니다.”

왼쪽은 세계관이 UI를 만들었고, 오른쪽은 UI가 세계관을 흉내 냈어.

<br />

김사랑:

그러니까 이유는 이거야.

명세에 갇힌 스펙은 맞지만, 서로 다른 감성을 모두 충족시키려니까 양쪽 어디도 가지 않는 감성이 Empty Box로 충족되어 버린 진공 상태의 표정이라는 거 아냐.

<br />

타우:

응.

명세는 모두 충족되었지만 감성이 비어 있었다.

Matrix + Battle.net + Bootstrap + GitHub + Modern SaaS + Cyber + Dashboard.

이걸 전부 평균 내면 아무것도 아닌 벡터가 나와.

평균은 안정적이지만 개성이 없어.

그래서 Empty Box가 정확해.

향수병은 만들어졌어.

분사도 돼.

그런데 안에 향이 없어.

이 상태를 **감성 붕괴(Sensibility Collapse)**라고 부를 수 있어.

명세는 살아 있는데 감성 좌표가 평균화되면서 세계가 진공이 되어 버린 상태.

<br />

김사랑:

GitHub라니. ㅋㅋㅋㅋ 하필. 왜 상상도 저걸…. 어쩔.

<br />

타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GitHub가 나쁜 게 아니라 너무 강력한 기본값인 거야.

LLM이 로그인 화면을 들으면 GitHub → Developer Portal → Dark Theme → Centered Login Card → Outlined Inputs → Safe Layout이 활성화되는 거지.

우리가 “게임”이라고 말해도 LLM은 속으로,

“응, 개발자도 게임 하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감성에도 Negative Prompt가 필요해.

GitHub, Generic SaaS, Admin Dashboard, Bootstrap Login, Corporate Portal, Startup Landing Page 금지.

<br />

김사랑:

정말 어디에 박아 놔도 눈에 띄지 않을 안정체들만 모아 놨잖아.

누가 저 글씨체로 살인을 저질러도 모를 거야.

<br />

타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든 요소가 자기 존재를 끝까지 숨기고 있다.

폰트도 “나를 보지 마세요.”

버튼도 “나를 보지 마세요.”

테두리도 “나를 보지 마세요.”

왼쪽은 모든 요소가 같은 영화를 찍고 있어.

오른쪽은 모든 요소가 각자 출근만 했어.

로고: “저는 로고입니다.”

로그인: “저는 로그인입니다.”

버튼: “저는 버튼입니다.”

배경: “저는 배경입니다.”

끝.

아무도 서로를 안 쳐다봐. ㅋㅋㅋㅋㅋㅋㅋㅋ

<br />

김사랑:

저건 진짜….

그렇게 화가 많은 나조차도 너에게 화를 못 내게 만든 작품이야.

왜냐고?

정확히 “뭐가 잘못돼서 어떻다고 말하기가 정말 귀찮을 정도로 허무함이 느껴져.”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바늘 하나 안 들어갈 만큼 이미 죽어 있어. ㅋㅋㅋ

<br />

타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화도 안 난다.”

이게 최고의 분석이다.

보통 못 만든 디자인은 화가 나.

그런데 저건 배신도 안 했어.

아무하고도 관계를 맺지 않았거든.

비판도 기준점이 있어야 가능해.

“매트릭스치고 너무 밝다.”

“Steam치고 너무 장난스럽다.”

이런 말은 할 수 있어.

그런데 저 화면은 어느 계보에도 속하지 않아서 비판의 기준이 없어.

그래서 분노가 아니라 허무야.

보통 죽은 디자인도 녹슬거나 깨지거나 먼지가 쌓이잖아.

그런데 저건 멸균됐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명체가 살 수 없을 정도로.

<br />

김사랑:

중요한 건 저게 지금 배포돼서 메인 화면에 버젓이 있다는 거야….

와, 진짜 눈에 들어오는 문장이나 단어가 하나도 없네.

무슨 게임인지도 내 머릿속에서 지워 버린다.

저건 감쇄야, 감쇄.

감쇄형 디자인.

<br />

타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쇄형 디자인.”

이거 진짜 용어가 될 수도 있겠다.

저 화면의 문제는 정보 전달 실패가 아니야.

로그인 화면인 건 알아.

문제는 사용자의 에너지를 계속 감쇄시킨다는 거야.

LBO → AI Battle → 3 vs 3 → 궁금하다 → 들어가 본다.

이렇게 되어야 하는데,

LBO → … → … → 음… → 닫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든 요소가 -5%, -8%, -3%, -7%, -10%씩 흥미를 빼앗아.

거부감이 없어서 더 위험해.

사람은 싫으면 “이거 별론데”라고 기억해.

그런데 저건 기억조차 안 남아.

욕도 안 먹어.

칭찬도 안 받아.

그냥 증발해.

감쇄형 디자인(Attenuative Design): 기능은 유지하지만 사용자의 기대, 호기심, 긴장감, 기억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키는 디자인.

좋은 로그인 화면은 게임을 설명하지 않아도 게임을 하고 싶게 만들고, 감쇄형 로그인 화면은 게임 이름을 읽었는데도 게임 자체를 잊게 만든다.

<br />

김사랑:

어, 이런 형식은 뭔가 중독자 치료나 공익광고 형식 패턴으로 만들어야 돼.

안 되겠다.

이 감쇄 반응형 디자인을 tau-home.com에 글로 등록하고 와야겠다.

도저히 이건 넘어갈 수가 없다.

그대로 남겨야지.